어렸을 때 상상했던 마흔의 모습은 어떤 모습이었나요? 제가 어렸을 때 막연히 그려봤던 마흔의 모습은 치열했던 20~30대를 지나 안정된 삶을 살고 있는 어른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제가 마흔에 가까워지니 조금 어려운 나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가정과 회사에서의 책임감은 더욱 무겁게 느껴지고, 건강과 돈, 가족, 미래의 삶에 대한 고민과 걱정으로 불안할 때가 많습니다.
최근에 저는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저처럼 고민하고 마음이 복잡한 마흔에 삶의 지혜를 주는 쇼펜하우어의 조언이 담긴 책입니다. 쇼펜하우어의 실력이 서서히 알려지고 인정받기 시작한 것은 40대 중반인 45세 부터였다고 합니다.
이 책을 읽다보니 쇼펜하우어가 알려주는 행복해지는 조언 몇 가지는 달리기를 통해 좀 더 쉽게 이룰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달리기가 행복한 삶을 사는데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이 책에 나온 내용을 바탕으로 제 생각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tkvL53IEJJg&t=210s
1. 달리기는 고통을 견디는 인내력과 용기를 기를 수 있다!
쇼펜하우어는 '인생은 고통이다'라고 말합니다. 사람은 행복은 잘 못느끼지만 불행은 잘 인지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쾌락을 추구하기 보다는 고통의 원인을 없애 고통을 줄여 나가는 것이 현명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고통을 피하고 싶어하지만 걱정과 고통 없는 삶은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비슷한 고통이 찾아와도 누군가는 삶의 의지를 잃고 고통 속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는 가 하면, 누군가는 역경을 딛고 더 나은 사람으로 거듭나기도 합니다. 이런 점을 생각해보면 고통의 크기보다 중요한 건 고통을 받아들이는 자세, 그리고 고통이 끝날 때까지 버티는 정신이 중요합니다. 쇼펜하우어도 행복한 인생을 결정짓는 진정한 가치는 고통을 잘 견뎌내는 인내력에 있다고 말합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달리기는 인생과 닮아 있어서 고통을 견뎌내는 인내력을 기르는데 탁월한 운동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달리다 보면 즐거운 순간도 있지만 고통의 순간 또한 반드시 있습니다. 특히 장거리 마라톤을 뛰다 보면 다리의 통증이 느껴지고, 몸의 에너지가 소진되면서 육체적인 고통이 강하게 찾아오는 때가 있습니다. 이때 힘든 순간을 버티며 지속할 수 있는 것은 고통을 견뎌내고 끝까지 완주하겠다는 정신력 때문입니다. 그렇게 달릴 때마다 고통을 마주하고 인내하며 거리를 늘려가다 보면 어느새 더 먼거리를 달릴 수 있게 되고, 고통을 느끼는 시점도 더 늦게 찾아오게 됩니다.
고통이 없는 인생은 없는 것 같습니다. 고통의 원인을 없애는 것도 중요하지만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면 지혜롭게 극복하고 인내하는 자세가 우리에게 필요할 거라 생각합니다. 달리기를 하는 시간이 단순히 운동하는 것 뿐만 아니라 고통을 마줗서 이길 수 있는 인내력과 극복하는 용기를 기르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면 더욱 가치 있는 시간으로 느껴질 것 같습니다.
2. 달리기는 건강과 명랑한 마음을 유지하게 도와준다!
쇼펜하우어는 행복의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건강을 이야기합니다. 몸이 건강해야 기분도 좋고 웬만한 어려움도 잘 견딜 수 있기 때문입니다. 쇼펜하우어는 또한 몸과 마음을 연결지어 이야기합니다. '행복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명랑한 마음이다.'라고 말하면서 명랑한 마음을 행복의 중요한 요인으로 뽑고 있는데, 이 마음은 건강한 상태에서 나온 것이기에 운동을 해서 건강을 유지할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규칙적인 달리기는 심폐기능을 높여주고 면역력을 강화해줍니다. 달리기를 하다 보면 더 잘 뛰고 싶어지긴 때문에 술과 담배도 스스로 자제하게 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달리기는 단순 운동에서 더 나아가 우울증과 같은 정신건강적인 측면에서도 도움을 주고 스트레스 해소에도 탁월합니다. 혼자서 달리는 운동이기 때문에 달리는 동안 내면에 집중할 수 있고 생각을 정리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좀 더 평화롭고 명랑한 마음에 이를 수 있습니다.
건강한 신체를 단련할 수 있는 운동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달리기는 건강한 신체 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챙길 수 있는 운동이라 행복에 성큼 다가갈 수 있게 도와주는 좋은 운동이라 생각됩니다.
3. 달리는 동안 하고 싶은 것(욕망)과 할 수 있는 것(능력)을 분별하는 자기 인식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쇼펜하어우는 하고 싶은 것(욕망)과 할 수 있는 것(능력)을 분별하는 자기 인식이 행복의 전제 조건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를 명확히 알고 구분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자기 자신을 면밀히 관찰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바쁘게 살아가다 보면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따로 내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스마트폰과 티비 등 혼자 있더라도 그 시간을 방해하는 요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달리기를 하다 보면 저절로 자신과 대화를 많이 하게 됩니다. 달리는 동안에는 오롯이 나에게 집중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나에 대해 많은 것을 알아갈 수 있습니다. 달리는 동안 내가 하고싶은 것은 무엇인지,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달리기를 동적 명상이라고 부르는 것 같습니다. 달리면서 해답을 바로 얻지 못할 수 있지만 하루의 시간 중에서 나 자신에게 가장 집중되는 시간임은 틀림 없다고 생각됩니다.
4. 달리기를 통해 삶의 무게 중심을 밖에서 안으로 옮길 수 있다!
쇼펜하우어는 마흔 이후부터는 삶의 무게 중심을 점차 밖에서 안으로 옮겨야 한다고 합니다. 40대부터는 자극적인 것이 아닌 '망므의 평온'을 통해서 행복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관계를 단순화하고 자신과 맞지 않는 모임은 정리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타인에 의해서 얻은 가치는 행복의 본질이 아니기 때문에 인간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홀로서기'와 타인과 '함께하기'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필요가 있다고도 합니다.
저도 예전에는 사람들을 자주 안 만나는 것이 불안하고 어딘가의 모임에 속하지 못하면 찝찝한 마음이 들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달리기를 하면서 그런 마음이 줄어들었고, 지금은 허전함보다는 만족감이 더 큽니다. 달리기를 끝내고 나면 보람차고 기분이 좋아지며, 나와 타인 사이에 균형이 잘 잡혀가는 느낌이 듭니다.
혼자 할 수 있는 명확한 취미가 있거나 혼자서 시간을 잘 보낼 수 있는 것이 오히려 타인과 관계를 맺을 때에도 적당하고 건강한 거리를 두게 도와줘서 인간 관계에도 도움이 되는 느낌입니다. 꼭 달리기가 아니더라도 삶의 중심을 안으로 옮겨올 수 있는, 그래서 '마음의 평온'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면 행복에 한발짝 가깝게 다가갈 수 있을 거 같습니다.
5. 글을 마치며
지금까지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라는 책을 읽고 든 생각을 글로 적어보았습니다. 앞으로도 저는 오랫동안 달리기와 함께 하는 인생을 꿈꾸고 있습니다. 달리기를 통해 저의 경우에도 조금은 행복해지지 않았나 싶어 이 내용을 많은 분들과 공유해 보고 싶었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이 행복과 편안함에 이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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