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를 막 시작하던 때를 돌이켜보면 '내가 5km, 10km를 넘어 하프와 풀코스에 도전하는 날이 올까?', '10km를 1시간 이내로 달리는 날이 올까?' 하고 생각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달리는 시간을 착실하게 쌓아가다 보니 어느새 달리기 능력이 향상되었고, 그 결과 10km를 1시간 이내로 달릴 수 있게 되었고, 하프도 1시간 50분 이내로 달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풀코스 마라톤도 완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특별한 훈련을 하고 있는게 아니라서 성장 속도는 조금 느릴 수 있으나 천천히 한 단계씩 성장하고 있다는 게 분명하게 느껴집니다. 꼭 대회 기록을 비교해보지 않아도 평소 달리는 데 있어서 많은 부분이 개선되어 가고 있다는 것도 스스로 깨닫고 있습니다.
저의 달리기 성장과정을 가만히 살펴보니, 달리기 능력이 향상될 때 느껴진느 중요한 신호가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달리기 능려이 향상될 때 나타나는 신호 3가지를 써보려고 합니다. 자신의 경험과 비교하면서 글을 읽어주시면 재미있을 거 같네요.
그럼 지금부터 달리기 능력이 향상될 때 나타나는 신호 3가지에 대해 하나씩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kXFRQxsYqgA&t=19s
1. 첫 번째 신호!
힘들어서 달리기를 멈추는 순간이 '호흡' 때문이 아니라 '다리의 통증' 때문이다!
처음 달리기를 시작할 때는 숨이 차서 달리기를 오랜 시간 지속할 수가 없었습니다. 5km를 첫 목표로 잡고 달리기를 하던 때에는 조금만 뛰어도 숨이 차고 심장이 쿵쾅거려서 달리기를 오랫동안 지속해 나가기가 어려웠습니다. 5km를 뛰는 것도 이렇게 힘이 드는데, 더 먼거리를 아무렇지 않게 뛰는 러너분들을 보면 달리기는 타고난 체력과 재능의 영역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마 힘든 호흡이 느껴질 때 까지만 뛰어보신 분들은 달리기는 너무 힘든 운동이라는 생각에 달리기의 즐거움을 알기도 전에 쉽게 포기할 수 있습니다. 호흡이 내 마음대로 제어되지 않는 느낌은 누구에게나 힘든 경험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조금만 견뎌가며 달리기를 계속 해나가다 보면 어느새 호흡이 편안하고 안정되는 느낌이 찾아오게 됩니다. 쿵쾅거리며 세차게 날뛰던 심장박동도 어느새 편안한 느낌으로 바뀌게 됩니다. 바로 이 순간이 달리기 능력이 향상되고 있음을 알려주는 첫번째 신호입니다.
달리기를 하지 않았던 몸이 달리기를 하는 몸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초보분들은 달리기 호흡에 점차 익숙해집니다. 그러면 걷는 것보다 빠른 속도로 달리는 것인데도 호흡이 걸을 때와 비슷하게 편안하고 안정되어집니다. 호흡이 안정되면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말처럼 달리는 거리가 조금씩 조금씩 늘어가게 됩니다. 그러면 달리기를 하다가 힘들어서 이제 그만 뛰어야지 하는 순간이 호흡이 아닌 다리의 통증 때문으로 옮겨갑니다.
처음으로 호흡이 안정되어 편안했던 순간이 기억납니다. 들쑥날쑥했던 호흡과 심장이 안정되자 그 날은 5km를 가뿐하게 뛸 수 있었고, 다리가 아플 때까지는 멈추지 말고 계속 뛰어보자 하며 달렸더니 처음으로 10km를 달릴 수 있었습니다. 이후에는 자신감이 붙고, 몸에 달리기 근력이 붙으면서 다리 통증도 더 늦게 찾아와서 20km, 30km까지 뛸 수 있게 되었고, 최종적으로 풀코스에도 도전하여 완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 막 달리기를 시작하신 분들은 호흡도, 다리도 너무 아파서 5km 뛰는데도 힘이 들고, 달리기는 나와 맞지 않는 운동이라고 결론 내리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하지만 호흡이 안정되어 몸이 가볍게 느껴지는 신호가 올 때까지만 찬고 꾸준히 달리다 보면 어느새 더 멀리 달리고 있는 자신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당연히 속도를 올리면 숨이 차겠지만, 꾸준히 달리다 보면 숨이 차지 않고 호흡이 안정되는 자신만의 페이스를 찾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면 다리가 피로할 때까지 긴 시간을 달릴 수 있는 시점이 오고, 이것은 러너로서 한단계 성장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2. 두 번째 신호!
달리기를 한 후에도 이전만큼 피곤함을 느끼지 않는다!
달리기를 하고 온 날에 피곤한다는 느낌보다 에너지가 더 느껴진다면 달리기 능력이 향상되고 있다는 중요한 신호입니다. 이전에는 달리기를 하고 온 날 너무 피곤해서 일찌감치 곯아떨어졌습니다. 주말에는 좀 더 장거리를 달렸기 때문에 집에 돌아오면 씻고 낮잠을 자야만 오후에 정신을 차릴 수 있었습니다. 달리기에 모든 체력을 써버리자 함께 육아와 집안일을 해야하는 아내의 입장에서는 불평이 나올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20km 이상을 달리고 와도 그 날 하루가 피곤하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하루종일 활기차고 에너지 있는 느낌이라 바로 이어서 가족과 함께 나들이를 가거나 아이를 따로 데리고 키즈카페에 가서 오래 놀다 오기도 합니다. 아침 일찍 1시간을 달리고 나서 회사에 출근한다고 하면 많은 분들이 그게 가능한 일이냐, 너무 피곤해서 하루를 어떻게 보내냐고 궁금해 하십니다. 하지만 오히려 달리고 출근한 날이 몸이 개운하게 느껴지고, 좋아하는 운동으로 활기차게 하루를 시작해서인지 회사생활 할 때도 좀 더 긍정적인 태도가 유지되는 것 같습니다.
달리기 능력이 향상될수록 자신에게 잘 맞는 달리기 자세가 몸에 배면서 달릴 때 허투루 사용되는 체력을 최소화하여 달리기의 효율이 좋아집니다. 또한 심폐지구력과 달리기 근력 등 체력이 전반적으로 향상되면서 피곤함을 덜 느끼게 됩니다. 자동차로 비유하면 같은 양의 기름을 넣고 연비가 더 좋은 자동차가 더 멀리 갈 수 있는 것을 생각해보시면 이해가 쉬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처음부터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평소 운동을 하지 않던 분들의 경우에는 건강해지려고 달리기를 시작했는데, 일상에서 더욱 피로함이 느껴져 힘들어하시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아직 에너지 효율이 좋아지기 전에 평소에 쓰지 않던 많은 에너지를 한꺼번에 써버렸기 때문에 평소보다 피곤함이 더 느껴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달리기 효율이 높은 몸으로 서서히 변화하고 나면 달릴 때 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훨씬 활기차고 에너지 있는 하루를 보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달리고 와서도 이전처럼 피곤하지 않은 느낌이 든다면 달리기 능력이 한 단계 성장한 거라고 스스로에게 아낌없이 칭찬을 해주어도 됩니다.
3. 세 번째 신호!
오래, 그리고 멀리 달리는 것에 대한 심리적인 부담감이 줄어든다!
이미 잘 뛰고 계신 분들은 익숙한 느낌이라 '뭐 이렇게 당연한 이야기를 하지?' 하는 생각이 드실 수 있을겁니다. 하지만 저의 경우 지금은 하프마라톤 뛰는 것에 부담이 거의 없지만, 예전에는 장거리에 대한 부담이 크게 느껴졌습니다. 지금은 물과 간식만 있으면 20km를 뛰는 것에 대해 부담보다는 언제든 가능하지 라는 생각이 앞섭니다. 10km를 달릴 때에는 풀코스는 감시 넘을 수 없는 거대한 산을 바라보는 느낌이었습니다. 아직 뛰어보지 못한 거리가 주는 압박감과 부담감이 있었기 때문인데요. 그런데 한 번에 풀코스를 도전한 것이 아니라 10km에서 20km로, 20km에서 30km로 서서히 거리를 늘려갔기 때문에 어느 순간 풀코스도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 수 있었습니다.
마라톤은 심리적인 부분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마라톤에서 달릴 때 거리에 대한 자신감보다 부담감이 앞선다면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 있고 이는 기록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스스로 알아채지 못하는 사이에 하프나 풀코스를 도전하는 게 부담스럽게 느껴지지 않는다면 이는 그만큼 장거리 훈련의 경험이 많이 쌓였다는 뜻일 겁니다. 그렇다는 건 달리기 능력이 향상된 것이고, 하프나 풀코스에서 더 좋은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순간이 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저의 경우에는 20km를 달린 경험은 많기 때문에 하프 마라톤을 나가는 것에 있어서는 부담감이 거의 없습니다. 하프에서 완주를 하지 못할 거라는 생각은 아예 들지 않고, 하프를 나가는 날에도 가족과 이후의 일정을 잡을 정도로 크게 부담스럽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도 풀코스 경험은 아직 적기 때문에 풀코스 마라톤을 생각하면 심리적인 부담이 조금 있습니다.
내가 부담스럽게 느껴지지 않는 거리가 있다면 그만큼의 달리기 능력이 향상되었다는 뜻입니다. 현재 10km를 달리는 것이 부담스럽게 느껴지시는 분들이 어느 순간 10km를 달리는 것이 가벼운 느낌으로 다가온다면 달리기 능력이 그만큼 향상되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저도 풀코스 마라톤이 심리적으로 부담스럽지 않은 순간이 올 수 있도록 앞으로도 열심히 뛰어보려고 합니다.
4. 글을 마치며
지금까지 달리기 능력이 향상될 때 나타나는 신호 3가지에 대해 정리해보았습니다. 다 읽고 나면 당연한거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 본인은 그 포인트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거나 아예 모르고 넘어갈 수도 있을 거 같아서 제 경험을 비추어 3가지를 정리해보았습니다.
달리다보면 실력이 제자리인 거 같아 지루하게 느껴질 때가 있을 것입니다. 성장의 결과는 계단을 오르는 것과 같아 한 단계를 밟고 올라서기 전에는 꽤 오랜 시간 정체되어 있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매일매일 쌓아가는 시간과 노력은 결국 헛되지 않고 우리 몸에 차곡차곡 쌓여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달리는 시간을 즐기고 착실히 쌓는다면 분명 전보다 더 좋은 달리기 능력을 가진 러너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글을 보시는 모든 러너분들이 건강하고 즐거운 달리기 시간을 쌓아가시길 바랍니다.
'러닝(달리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달리기는 돈이 얼마나 들까? (러닝 단계별 지름신 과정) (35) | 2024.06.25 |
---|---|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_달리기로 행복해지는 4가지 방법 (43) | 2024.06.17 |
여름 러닝용품 2탄 - 헤어밴드, 선글라스, 모자 (34) | 2024.06.04 |
여름 러닝용품 1탄 - 싱글렛, 쇼츠 전격 분석 (4) | 2024.06.04 |
야외 달리기와 다른 런닝머신의 장점과 페이스 단위 환산! (64) | 2024.05.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