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풀코스 마라톤을 완주하면서 베이퍼플라이3 마일리지가 100km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직접 신어보고 느낀 베이퍼플라이 3 리뷰를 해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이번 마라톤에서 중둔근 통증으로 인해 카본화를 신고 풀코스를 천천히 뛰어보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초보 러너가 우수한 카본화를 신고 빠르게가 아니라 천천히, 그리고 오래 뛰는 경우가 많지는 않을 거 같아서 제 경험담을 토대로 어땠는지도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1. 베이퍼플라이3 실착 리뷰
베이퍼플라이3 신발은 나이키에서 나온 카본플레이트 초경량 러닝화입니다. 착지시 발생하는 충격을 카본플레이트라는 일종의 지렛대를 이용하여 앞쪽으로 밀어줘서 마라톤 대회에서 착용시 기록 단축에 도움이 되는 카본화입니다.
베이퍼플라이3는 200g으로 매우 가볍고 줌x폼으로 부드럽고 플라이플레이트로 반발력이 정말 좋습니다. 처음 이걸 신고 달렸을 때 '반발력이 좋다는 게 이런거구나'하는 생각이 바로 들 정도로 반발력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평소에 제가 편하게 달리는 페이스는 620 정도 되는데 베이퍼3를 신고 평소처럼 달리면 페이스가 저도 모르게 540까지 올라갑니다. 페이스가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반발력은 더욱 좋게 느껴졌습니다. 하프 마라톤 때 착용하면 기록이 확실히 향살될 거 같습니다.
https://youtu.be/arMDlw7Ma0U?si=0GNwVGJOVjQ_dg5w
발 앞부분은 플라이니트 원사를 사용했고 통기성이 정말 좋습니다. 설포가 모양이 살짝 특이한데 가벼운 패딩이 있어서 달릴 때 전혀 불편하지 않습니다. 끈도 잘 안플리도록 톱니모양이고 힙컵에도 패딩이 들어있어서 생각보다 크게 불안정하지 않습니다.
접지력은 재질도 그렇고 좋은 편이 아니며, 살짝 젖은 주로를 달릴 때는 정말 좋지 않게 느껴졌습니다. 베이퍼3를 신고 비온 뒤 젖어있는 주로를 달린다면 주의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발볼이 크기 않고 보통인 편인데 발볼은 나이키 특유의 약간 좁은 느낌이 듭니다.
2. 초보러너가 풀코스 마라톤에서 베이퍼플라이3를 신고 천천히 달리다.
이번에 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하면서 어떤 러닝화를 신을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원래 베이퍼플라이3는 하프마라톤을 위해 구입했던 것이고, 첫 풀코스를 나갈 때는 오래 뛰어야 하니 안정감있게 노바블라스트 4를 신고 달릴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풀코스 마라톤을 몇 주 앞두고 예상치 못했던 일이 생겼습니다. 바로 중둔근 통증이었습니다. 통증이 심해지면 풀코스 도전 자체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라 며칠 동안 통증 완화를 위해 병원을 찾고 스트레칭과 마사지를 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다행히도 통증이 조금 나아진 상태라 마라톤을 예정대로 나가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포기하더라도 나가서 뛰어보고 포기하기로 하였습니다. 문제는 러닝화였습니다. 풀코스 때 신으려고 생각했던 노바블라스트4를 신고 연습을 하는데 통증이 느껴졌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베이퍼플라이 3를 신고 달려보았는데 반발력이 좋아서 중둔근을 덜 쓰게 되어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중둔근 통증은 확실히 덜 느껴졌습니다.
이때부터 풀코스 러닝화에 대한 고민은 더욱 깊어졌습니다. 베이퍼플라이3는 카본화였기 때문에 초보가 카본화를 신고 첫 풀코스에 나가기에는 부상이 생길까봐 걱정이 되었습니다. 또 베이퍼3를 신고 한 번 달릴 때 20km 이상을 뛰어본 경험이 없어 오래 뛰어야 하는 풀코스에 적합할까 싶었습니다. 검색을 해봐도 초보 러너가 신으면 부상이 올 수 있다, 풀코스를 완주하기 전에 쿠션감이 반감된다, 발목의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내용들이 있어서 두려운 마음이 앞섰습니다.
결국 스스로 선택해야 하는 문제이기에 며칠 동안 노바4와 베이퍼플라이 3를 신고 달리면서 제 몸을 예민하게 느껴보았습니다. 당시 저에게 가장 큰 문제는 중둔근 통증이었기 때문에 우선순위를 중둔근 통증 최소화로 두고 각각의 신발을 신고 달려보았습니다. 그 결과 통증이 덜 느껴지는 베이퍼플라이3를 신고 천천히 달려보는 것 말고는 다른 대안이 없었고 실제로 이번 풀코스 때 베이퍼3를 신고 636페이스로 무사히 천천히 완주하게 되었습니다.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초보 러너가 풀코스에서 카본화를 신고 낮은 페이스로 뛰어도 되는지에 대한 답을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번에 카본화를 신고 천천히 뛰어 완주를 하게 되면 그 경험을 나누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글을 써 보았습니다.
3. 초보 러너가 카본화를 신고 천천히 달려도 될까? YES!!
중둔근 통증 떄문에 카본화를 신고 천천히 뛸 수 밖에 없었던 저의 경험을 토대로 제가 느낀 부분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저의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이자 주관적인 생각이라 비슷한 상황에서 고민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가볍게 참고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저는 마라톤을 뛰는 내내 낮은 페이스로 달렸는데 초경량 러닝화라 그런지 가볍게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천천히 달렸지만 반발력도 좋았습니다. 높은 페이스에서 느껴지던 반발력까지는 아니었지만 낮은 페이스에서도 어느 정도 반발력이 있어 달릴 때 좀 더 수월한 느낌이었습니다.
속도가 높지 않아 많은 부하를 받지 않아서일 수도 있고, 제가 무디게 느꼈을 수도 있지만 42km를 끝까지 달려도 쿠션감이 떨어지는 것을 크게는 느끼지 못했습니다. 또한 레이싱화이기 때문에 제일 걱정되었던 부분이 30km를 넘게 뛰었을 때 힘들어서 자세가 조금이라도 무너지면 발목 쪽이 불안정하지 않을까 걱정되었는데 그런 느낌 또한 들지 않았습니다. 아마 천천히 달려서 그런 부분도 크게 발생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천천히 달려도 카본화를 신고 오래 달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날 일어났을 때 알이 배긴 것 말고는 다리 통증도 심하지 않아서 평소와 같이 출근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충분히 연습되지 않은 초보 러너가 카본화를 신고 반발력을 통한 오버페이스로 달리면 부상의 위험이 있을 거라는 데에는 저도 동의합니다.
4. 결론
이번에 카본화를 신고 달려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러닝화 마다의 뚜렷한 장점이 다르므로 상황에 맞춰 신발을 선택하는 것이 좋지만 그보다 앞서 내 몸의 상태를 예민하게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사람마다 러닝화에 느끼는 주관적인 느낌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다른 사람들의 의견은 참고하되 직접 신고 달려보면서 내 몸에 맞는 러닝화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달리기를 꾸준히 그리고 자주 즐기는 초보 러너 분들꼐서는 장점이 다른 러닝화를 2~3개 구비하셔서 비교해보고, 상황과 자신의 몸 상태에 따라 잘 맞는 러닝화를 선택하시면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달린다는 것은 나에 대해 알아가고 내 몸과 친해지는 시간입니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참고하되
나의 기준을 천천히 만들어 가면 좋을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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